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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지면에 담지 못한 이야기 - 뒷면 (3)
조문희의 뒷북
내게도 편견이 있던 게 아닐까. 수습기자로 경찰서를 출입하기 시작한 지 5주째, 서울 마포경찰서 앞에서 문득 발걸음을 멈췄다. 보고 시간에 맞춰 한 차례 선배와 통화를 마친 후였다. 수화기 너머 선배가 던진 질문이 마음을 사로잡았다. “문희씨, 보고에 나온 ‘한 마음의 집’이요. 이게 뭐예요? 탈시설 이후의 시설인가요?” 당시 나는 정신질환자를 취재하는 데 빠져 있었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정신질환자는 주취자와 더불어 경찰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꺼내는 대화 소재였다. 경찰은 주취자가 많아서 일을 못 한다, 정작 범죄 예방에는 힘을 못 쓴다는 얘기를 종종 했다. 정신질환자도 다르지 않았다. 많은 경찰이 정신질환자를 입원시키느라 날을 꼬박 새운다는 말을 건넸다. 어떻게 그 두 단어를 화두로 삼지 않을 ..
기사를 쓰는 동안 어떤 장면이 계속 떠올랐다. 드라마 의 한 장면. 주인공 이수인(지현우 분)은 경찰서 앞에서 달리기를 한다. 아직은 아니지만 이제 곧 뛰기 시작할 것 같다. 조금 전 그는 부진 노동상담소에서 일하는 문소진(김가은 분)의 전화를 받고 경찰서에 왔다. 오긴 왔지만 자신을 왜 불렀는지조차 그는 알지 못한다. 멀뚱히 서 있는 그에게 문소진은 말한다. "경찰이 달리기 시합에서 이기는 쪽만 받아준다고 한다." 자신이 잘 달리지 못하면 억울한 일을 겪고 있는 노동자들이 목소리조차 낼 수 없는 상황이었다. 궁금했다. 이수인은 그때 무슨 생각을 했을까. 수습기자 신분으로 사회부 사건팀에 배속된 첫 날, 종로경찰서 정문 앞에서 나는 한참을 서성였다. 서른 두 해를 살았지만 제 발로 오는 상상 따위 해보지..
옛날 사진을 들여다 볼 때면 한번씩 놀라게 되는 순간이 온다. ‘아니, 이때는 뭐가 이렇게 촌스러웠지?’ 혹은, ‘와 정말 하나도 안 변했네.’ 전자가 시간의 간격에서 나온 차이 때문이라면, 후자는 시간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유지되는 동일성에서 비롯한다. 대개 더 놀라운 쪽은 전자다. 내게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한 2008년과 그 이후의 몇 년이 그런 옛날 사진이다. 가슴에 콕 들어박혀 한 장의 스냅샷으로 남은 기억. 그때 나는 대학교 2학년이었고, 군대를 가기 전이었다. 지금도 고등학생은 ‘대학만 가면’ 뭐든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변에서 주입받는 존재 아닌가. 어린 시절의 나 역시 그랬다. 대학생활은 처음으로 내가 세상을 처음 제눈으로 보고 정체성을 형성하는 시작점이었다. 당시 이 전 대통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