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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김영오 (2)
조문희의 뒷북
외할머니를 생각하면 늘 롯데샌드가 함께 떠오른다. 입대 후 첫 휴가날, 부모님은 자식 고기 먹인다며 장 보러 가시고 집에는 나와 할머니 둘 뿐이었다. 간만에 네이트온을 켜고 친구들과의 대화에 정신이 팔린 나였다. 할머니가 사라질 줄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거동도 불편하신 분이 어디 가셨나, 집밖으로 나가 한참을 찾아 헤맸다. 어디에도 할머니는 보이지 않았다. 치매, 납치, 노인 증발 같은 부정적인 단어가 뇌리를 스쳤다. 그렇게 얼마나 헤맸을까. 아파트 정문 쪽에서 할머니의 모습이 보였다. 안도감과 원망이 뒤섞여 다리에 힘이 풀렸다. 도대체 어디 갔었냐며 나는 그에게 소리를 질렀다. 그런 나를 그녀는 굽은 등으로 멀뚱히 바라보았다. 그러다 문득 입을 열었다. "너 이거 좋아하지?" 그의 손에는 롯데샌드..
두 종류의 책에 대해 말하고 싶다. 하나는 소설이고 다른 하나는 소설을 다룬 책이다. 둘은 언론의 폭력을 말한다는 점에서 공통되다. 하지만 전자가 언론만을 다루는 반면, 후자는 언론을 둘러싼 맥락으로서 독자의 세계를 환기한다는 점에서 둘은 다르다. 먼저 소설. 독일의 소설가 하인리히 뵐의 1974년작 는 블룸이라는 여성이 자신의 살인 행각을 경찰서에 자수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왜 그녀가 범죄를 저질렀는지 알아보고자 사건 발생 5일 전으로 되돌아간다. 그날, 블룸은 한 남자와 사랑을 나눴다. 그 남자는 공산주의자이자 테러리스트였고, 횡령범으로서 경찰에 쫓기는 중이었다. 하지만 만남의 순간에 그녀는 남자의 정체를 알지 못했다. 그녀가 그를 알게 된 것은 사랑을 시작한 이후의 일이었다. 테러행위를 돕..